[Column] 호텔 스테이크 3.0

작성일
2016-12-19
조회
8955
호텔 스테이크 3.0

“오빠랑 호텔 갈래? 아니 그냥 밥이나 먹자고…….”
‘호텔에서 밥먹자’라고 말했을 때 떠올리는 메뉴를 물어보면 대략 두 가지로 압축된다. ‘뷔페’ 아니면 ‘칼질’이다. ‘칼질’의 주인공은 스테이크다. 스테이크는 BLT샌드위치처럼 흔한 메뉴다. 불을 쓸 수 있는 주방이 있다면 대개는 스테이크 메뉴가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칼질’, 특히나 호텔에서 하는 ‘그것’이 흔치 않은 경험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너무나 흔해빠진 메뉴가 됐다. 그 만큼 '호텔 스테이크'라는 메뉴는 기대치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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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기는 언제나 옳다. 씹을 때 느껴지는 압도적인 질감. 육즙에서 흘러나오는 진한 풍미, 먹고 나서의 포만감 등등 먹는 만족감을 논하자면 고기는 결국 필연적인 선택이다.
고기하면 소고기를 최고로 쳐주지만 농경문화가 이어져온 우리나라에서 소는 ‘식량’ 개념이 아닌 ‘농기계(?)’의 개념이 강했다. 조선시대에는 소고기를 먹는 것을 법으로 금하기도 했었다. 이런 풍토 때문에 소고기는 지금의 트러플, 캐비어 만큼 귀한 식재료 취급을 받았다. 국물을 우려내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는 '탕'의 형태가 일반적인 요리법이었다. 불고기가 대중화 되고 갈비구이와 로스구이집이 생겨난 것은 최소 60년대 이후, 70년대 무렵으로 봐야 한다. 이런 풍토에서 고기를 덩어리째 구워먹는 ‘스테이크’라는 음식은 귀하신 몸이었다. 국내에 호텔이 도입된 구한말 무렵에도 호텔 메뉴에는 스테이크가 있었지만 극소수 VVIP를 위한 메뉴였다. 그 조리법이나 형태는 남아있는 자료가 없다. 그저 코스메뉴판의 일부인 ‘글’로 그 존재를 알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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